참고 : 해당 팬픽은 2011년 12월에, 검볼 시즌 1이 한창 방영중일때부터 쓰여져 왔습니다.
지금까지 나온 검볼의 설정과 다를 수도 있으니, 시즌 1 분위기로 봐 주시면 되겠습니다.
The Loop
Written by Mr. Page
06. 실수 수습하기(어느정도는..)
원본 : https://www.fanfiction.net/s/7647419/6/The-Loop
검볼은 살면서 최악의 날을 겪고 있고, 이건 그걸로 끝나지 않네요. 사실, 절대 끝나지 않아요! 검볼은 타임 루프에 갇혔고, 내일이 오기를 바란다면, 뭐가 문제인지 맨 밑바닥까지 샅샅히 뒤져봐야하죠.
독서 연령: Fiction K+ - English
판타지/유머
작가의
말:
여기 다음장이 왔습니다. 모두들 이해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리고 써주신
리뷰들에 감사를
보냅니다. 그것들은 제가
앞으로 나아가는 원동력이 됩니다.
-----------------------------------------
06. 실수 수습하기(어느정도는..)
밤이 마치 전혀 오지 않았던 것처럼 지나갔다. 검볼이 날카롭게 반복되는 알람소리에 천천히 눈을 떴을 때, 그는 부드러운 햇빛이 방안에 감돌고 있는 것을 보았다. 어디에도 밤의 흔적은 없었다.
검볼은 이층 침대를 벗어나서 서랍으로 달려가 알람시계를 잡고 얼굴에 가까이했다.
빛나는 초록색 숫자들이 6시 2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당연한 일이지.’ 검볼은 약간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알람이 울릴 시간이니까, 내가 뭘 기대한거람?’
검볼은 버튼을 눌러 소리를 끄고는 시계를 서랍 위에 되돌려놓고 잠옷셔츠를 벗었다. 그의 왼쪽 어깨가 드러났다.
루프 마크가 여전히 그의 옅은 파란색 털 위에 기름처럼 검게 남아있었다. 검볼은 어제의 끔찍한 문신 사건의 통증을 느낄 각오를 하며 약간 주저하듯 손끝으로 마크를 눌렀다.
하지만, 눈물로 얼룩졌던 첫 번째 날, 그리고 다윈이 그의 눈을 멍들게 했던 두 번째 날처럼, 그의 어깨는 손이 닿아도 움찔하지 않았다. 그가 어제 느꼈던 끔찍한 고통은 사라졌고, 어깨위에 검은색의 누운 8자 마크가 있다는 사실 외에는 모든 것이 정말 평범해 보였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검볼은 잠시 어제 어깨에 있었던 끔찍한 느낌을 상기했다. 놀랍게도, 그 고통이 어떠했는지는 기억나지 않았다. 팔이 떨어져 나갈 것 같았던 기억만 빼고 말이다.
기억은 났지만, 고통은 없었다....
그리고 자세히 생각해보니, 검볼은 오늘이 여전히 월요일이라는 사실과 그러므로 어머니가 그에게 문신 제거 수술을 시킨 적 (혹은 하려고 했다던가) 이 없다는 사실에 확신했다. 또한 이는 그녀가 병원에 그의 어깨 수술 예약을 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의미했다.
‘말이 나온 김에....’ 검볼은 자기 옷장으로 향했다. 어제의 일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그는 마크를 남들의 시선으로부터 숨겨야 할 것이었다. 칼라가 조금 조이는 스웨터가 도움이 될 터이다....
검볼이 옷장을 뒤지고 있을 때, 침실 문이 열렸고 잠옷을 입은 아나이스가 걸어 들어왔다. 그녀는 졸린 얼굴 위로 작은 손을 문지르며, 하품과 함께 말했다. "좋은 아침, 검볼."
검볼은 가벼운 손짓을 보냈고, 예상했던 대로 다윈이 그의 어항에서 웃으며 나타났다.
"좋은 아침, 친구."
"좋은 아침..." 검볼이 단순한 사실을 깨달았을 무렵 말은 점차 웅얼거림으로 변해갔다.
정말로. 아침. 이었다.
다른 하루의 시작이라던가...하다못해 또 다른 반복의 시작이었다.
어제 로빈슨 씨와의 대화가 침실을 비추는 햇빛처럼 그의 마음속에 다시금 선명하게 떠올랐다.
"모든 일들을 올바르게 해두고 그게 널 어디로 이끄는 지 보렴."
"네가 깨닫지 못한 모든 중요한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보는 건 어떻겠니?"
모든 일들을 올바르게.... 현 시점에서 검볼이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단 한 가지뿐이었다. 그리고 다윈과 아나이스에게 말 한 마디 없이, 문 밖으로 뛰쳐나갔다.
아래층에서, 그는 거실 모퉁이를 돌아 부엌으로 들어갔다. 그의 어머니는 이미 안에 있었다. 그녀는 핑크색 목욕 가운을 입고 이미 빵을 토스트기에 넣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빵조각들이 토스트기 안에 들어가기 전에, 그녀는 그 자리에 굳게 얼어붙었다.
천천히, 그녀는 냉장고 위를 올려다보았다. 중국제 접시의 모서리가 가장자리 너머로 보였다.
부엌 모퉁이 너머에서 검볼이 그녀의 관찰력에 놀라움과 살짝 짜증이 난 채 그 광경을 쳐다보고 있었다.
‘뭐지? 엄마는 뭔가 잘못되면 말 그대로 냄새를 맡을 수 있나?’
당연하게도, 니콜은 손을 뻗어서 작은 접시를 집고 잘 볼 수 있는 곳에 내려놓더니 헉 소리를 내었다.
검볼의 심장이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그는 생각조차 하지 않고 부엌으로 뛰어 들어갔다.
"엄마, 잠깐만요! 제가 설명해드릴게요!"
그의 갑작스런 등장에 놀라며, 그의 어머니가 돌아섰다. 그녀는 뭔가 말하려고 했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접시를 다시 흘끗 보고는 아들의 조마조마해하는 모습을 보고 상황을 파악한 그녀는 양손을 허리춤으로 내렸다, "그래." 그녀는 인상을 찌푸리며 균열이 가장 크게 튀어나온 쪽을 앞으로 접시를 들었다. "무슨 일이 있었지, 검볼?"
그녀의 목소리는 신중했지만, 화가 난 것은 분명했다.
검볼은 손을 움켜쥐며 가능한 한 많은 용기를 삼켰다. 그는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 "음... 어젯밤, 자기 전에...쿠키를 먹으려고 했어요.“
"그리고 거기에 내 중국제 골동품 접시를 쓰려고 했겠지, 왜 그랬니?" 그녀는 약간 더 화난 듯 했지만 아직 침착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게.." 검볼은 침을 삼키고 자신을 가다듬었다. "그게 저한테 가장 가까이 있었어요. 저는 바닥에 부스러기를 흘리고 싶지 않았을 뿐이에요."
니콜의 굳은 얼굴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그녀는 엉터리 지도에 절망한 여행자처럼 아들을 내려다보았다. 그녀는 엄지와 검지로 미간을 쥐었다. 검볼은 그녀의 분노가 폭발할 것에 대비해 다리에 가능한 한 힘을 꽉 주었다.
하지만 대신에, 그녀는 짜증을 섞인 한숨을 쉬었다. "검볼, 내가 이 접시들에 대해 말한 거 기억하니?"
"네." 검볼은 조심스럽게 말했다. "외증조할머니의 것이었었다가, 외할머니의 것이었었다고요. 그래서 경의심을 갖고 조심히 다뤄야 한다고요."
"그런데 왜 그러지 않았니?" 니콜이 작지만 강하게 인상을 쓰며 물었다.
"그렇게 했어요! 제가 다시 넣으려 할 때 찬장 바닥에 부딪혀서 부서진 거예요."
"그리고 왜 그걸 나한테 바로 말하지 않은 거야?"
"엄마랑 아빠는 이미 주무시고 계셨고, 저는 엄마를 깨우고 싶지 않았어요." 검볼은 이 답에 있어서 반만 솔직했다. 그는 한밤중에 간식을 먹으러 갔을 때 부모님들이 침실에 있었다는 건 알았지만 실제로 자는지는 몰랐다. 그 때는 문제가 될 것 같지 않았으니까 말이다. "그래서...아침까지 기다렸다가 말하려고 했어요. 엄마, 정말 죄송해요."
니콜은 그의 태도를 확인하듯 그를 응시했다. "‘네’ 가 내 접시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와서 말하려고 한 거니?"
"그런데요?" 검볼은 이 의심스러운 어조에 혼란스러웠다. 엄밀히 따지면, ‘아나이스’가 그에게 이 사실을 엄마에게 말해야한다고 했던 사람이었다. 하지만 ‘더 엄밀히 따지면’ 그녀는 어젯밤에 말해야 한다고 했다. 이번에 그는 그녀가 상기해 주기 전에 먼저 주방으로 향했으니 이건 그의 선택이 되는 셈이다. 그렇지 않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어머니의 시선은 여전히 고정된 채였다. 그녀의 뾰족하고 파란 귀는 머리 뒤로 내려갔고 눈은 검볼의 얼굴을 살피듯 가늘어졌다. 그녀의 아들은 그녀가 사과를 받아들이기를 빌며 말없이 꼿꼿하게 서있었다.
‘나는 자백을 했고 인정도 했어,’ 그는 생각했다. ‘그게 중요한 거지, 그렇지 않나?’
주방의 침묵은 너무 무거워져 거의 찌그러질 것만 같았다.
마침내, 니콜이 입을 열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침착했다. "괜찮아."
검볼은 엄마의 대답에 눈을 크게 떴다. "뭐라구요?"
"네 사과를 받아들일게." 그녀는 부드럽게 대답했다.
검볼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돌았다. 그는 스스로를 추스르기 전에, 손으로 엄마의 다리를 감싸 안았다. "아아, 고마워요, 엄마!"
"그래, 그래." 한숨을 쉬며 그녀는 다시 단호해지기 전에 말했다, "하지만 다음번에는 좀 더 조심하길 바래! 접시들이 더 있어서 다행인 줄 알어."
검볼은 너무 행복해서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포옹을 풀고, 그는 어머니가 작은 접시를 쓰레기통에 던져 넣자 거의 주방에서 춤을 추는 듯 했다.
모퉁이를 돌 때 검볼의 두 눈은 감겨 있었고 행복하게 계단을 활보하며 옷을 갈아입기 위해 침실로 갔다. 그는 문을 닫을 때 계단에서 그를 쏘아보는 아나이스를 보지 못했다.
-----------------------------------------
검볼은 옷장에서 새 스웨터를 집어 스윽 하고 입었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스웨터랑 같지만 칼라가 조금 더 뻣뻣한 것이었다. 칼라가 약간 많이 조였다, 그래서 검볼은 아래층으로 가며 느슨해지도록 칼라를 당겼다. 숨을 쉬기에는 충분할 정도로, 하지만 그의 어머니나 다른 이들이 루프 마크를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만 말이다. 털이 마크를 덮고 있긴 했지만, 유심히 보면 꽤 뚜렷해 보였다.
검볼은 그의 어머니, 다윈과 아나이스가 있는 식탁을 향해 발을 내딛었다, 그의 형제들은 매우 당연하게도 데이지 후레이크를 아침식사로 먹고 있었고, 니콜은 토스트에 버터를 발라 먹고 있었다.
검볼이 자리에 앉고 나자 다윈이 데이지 후레이크를 부어주었고 비록 지난 3일 연속으로 먹긴 했지만 행복하게 그 맛을 음미했다. 검볼은 그의 어머니와 접시조각 일을 해결한 것이 후레이크를 더 달콤하게 한 게 아닌가 생각했다. 그가 좋아하는 시리얼과 따사로운 햇빛이 비치는 식탁, 어느 쪽이든 지금 그의 기분을 능가할 수는 없었다.
검볼이 또 크게 한 숟갈을 떠 입에 넣는 동안, 그는 여전히 아나이스가 자신을 시큰둥하게 노려보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 채지 못했다. 다윈은 그 광경을 보았지만 언급하지 않기로 했다.
1분에서 2분이 지났을 무렵, 검볼이 예상했던 대로 리처드가 거실 쪽에서 걸어 들어왔다.
"안녕, 여러분!"
그는 빨간 새 넥타이를 매고 있었다.
"모두들 좋은 아침! 뭔가 달라진 거 없니?"
그는 대답을 기다리며 양팔을 뻗었다. 어떤 답을 원했는지는 자명했다.
검볼은 답을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그가 조금 들뜬 듯 헉 소리를 내자, 테이블 앞 모두의 주목을 끌었다. 가능한 한 놀란 척하며, 그는 더욱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아빠, 그 넥타이 '진짜' 멋져요!"
리처드가 활짝 웃었다. "뭐, 고마워 검보-"
"자, 봐봐요!" 검볼은 의자에서 뛰어내려 그리로 가까이 갔다. "완전 새 거라 광이 나는 것 같다구요!“
검볼은 그의 아버지를 올려다보았다. 그는 아들의 어조에 상당히 놀란 듯 했지만, 여전히 행복해보였다.
좋았어! 검볼은 생각했다. 아직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
뒤에서, 그의 어머니가 헛기침을 했다.
"음, 리처드, 자기," 그녀가 상냥히 말했다. "당신 넥타이에 불만이 있는 건 아니고요, 그냥...매일 매던 거잖아요?"
리처드가 미소 지었다. "어, 그랬죠. 자기, 하지만 봐봐요. 이건-"
"새 거죠." 검볼이 말을 잘랐다. 게임 쇼 모델처럼 그의 아버지 목 주위에 손짓을 하며 계속 말했다. "그냥 한 번 보세요. 엄마. 옅은 붉은 색 벨벳, 번들거리는 광택, 칼라를 꽉 잡아주면서도 목은 온전히 편안하게 두는 꼭 맞는 길이까지. 성실히 일한 사람이 받을 수 있는 가장 매력적인 포상이죠." 검볼의 눈이 번쩍 뜨였고, 빠르게 덧붙였다. "그리고...어...일하지 않는 사람도요!"
검볼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던진 아무말 대잔치였고, 곧 그는 그게 얼마나 바보 같고 어색했는지 깨달았다.
그의 엄마, 다윈, 그리고 아나이스는 그의 머리에 나무줄기라도 자란 듯 쳐다보았다. 그리고 실제로 다윈은 입으로 가져가던 시리얼을 조금 흘렸다.
그의 아빠도 별난 감정을 약간 드러냈지만, 으쓱해 보였다. "와아...음...나한테 그렇게 말해줄 줄은 몰랐는데, 그래도 고마워, 아들." 그리고 리처드는 웃으면서, 아들의 등을 두드렸다.
‘좋았어!’ 검볼은 생각했다. ‘또 다른 실수를 고쳤어! 이대로만 하면, 내일에는 내일을 볼 수 있을 거야. 어쩌면 저녁식사 전에 볼 수 있을지도 몰라!’
-----------------------------------------
검볼과 그의 형제들은 보도로 나와 그들의 어머니가 차를 몰아 출근하는 것을 보았다. 그녀의 차분한 모습을 보고 검볼은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더욱 확신했다. 접시 일로 인한 분노의 흔적이 아직 니콜의 머릿속 어딘가에서 부글거리고 있을 터였지만, 그녀의 모습으로 봐선 거의 문제의 범주 바깥까지 밀려난 듯 했다. 거의.
그녀의 차가 코너 너머로 사라진 이후, 검볼은 형제들을 향해 돌아섰다. 다윈은 평소처럼 행복해보였다. 하지만 검볼은 동생의 이 미소를 지키고 싶다면 그는 학교에 도착했을 때 다윈이 과학 보고서로 받아야 할 점수를 받을 수 있도록 어떻게든 시미언 선생님을 설득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검볼은 잃어버린 기억을 생각하며 속으로 자기 얼굴을 후려쳤다. 그걸 어떻게 잊을 수가 있었을까?
그의 생각이 그가 보고서의 제목에 그의 이름만 서명했던 순간으로 그를 데려가기 전에 검볼은 아나이스를 향해 돌아섰고 그의 생각은 냉랭히 멈추었다.
아나이스가 그를 걸작 위에 떨어진 옥의 티라는 듯이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의 차가운 눈빛이 검볼에게 그의 어머니의 눈초리를 상기시켰다.
"무슨 문제 있니, 아나이스?" 그는 최대한 상냥하게 물었다.
"응." 아나이스가 말했다, 그녀는 손을 꽉 쥐고서 말했다. "오빠가 문제야!"
검볼은 혼란함에 입이 벌어졌다. "왜 그러-"
"오빠는 거짓말을 했어!" 아나이스가 소리쳤다, 그녀의 털이 거의 핫 핑크색으로 변하고 있었다. "‘내가’ 오빠보고 엄마한테 접시에 대해 말해야 한다고 했어!"
"나도 알아!" 검볼이 그녀의 태도를 믿을수 없다는 듯 눈살을 찌푸렸다. "나는 네 조언을 따랐고, 오늘 아침에 엄마한테 말했어."
"그리고 엄마는 ‘오빠가’ 접시에 대해 사실대로 말하고 사과하려 했냐고 물어봤잖아! 그리고 오빠는 그렇다고 거짓말을 했고!"
"그래서 뭐?" 검볼은 화가 난 듯이 말했다. "어쨌든 나는 엄마한테 말했어, 아니야?"
"내가 어젯밤에 오빠한테 말해서 그랬을 뿐이잖아!"
"그래서?" 검볼은 거의 비명을 질렀다. "원하는 게 뭐야, 네 망할 생각에 상이라도 드릴까?"
"나는 그저 오빠가 잘못을 인정할 땐 솔직할 줄 알았어!"
"내 잘못이라고?" 일을 크게 벌이고 있는 건 ‘너’잖아! 나는 엄마한테 접시를 깨트린 걸 사과 했고 엄마는 날 용서해줬어!"
"오빠는 여전히 거짓말을 하고 있어!"
"그게 무슨 대수라고! 다 끝났잖아, 아니야?"
"얘들아!" 다윈이 둘 사이를 갈라서며 소리쳤다. "그만 싸워! 사소한 일 하나로 오늘을 망치지 말자구, 제발!"
검볼은 동생의 애원하는 얼굴을 보고는 주먹을 풀었다. 아나이스도 스스로를 진정시켰다. 잠시 씩씩거리다, 둘은 서로 등을 돌렸다.
몇 분간, 세 형제들은 그저 조용히 보도에 서 있었다, 검볼과 아나이스는 서로 쳐다보려 하지 않았다. 그리고 다윈은 그 사이에 서있었다, 성미가 급한 두 철거반 앞을 가로막은 벽이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스쿨버스가 도착했고 다윈은 감사하는 듯 숨을 내쉬었다. 아나이스는 오르기 전에 불쾌한 눈초리로 검볼을 다시 한 번 쏘아봤다.
다윈은 버스에 올라서며 그의 형을 향해 속삭였다. "그냥 내버려둬, 검볼. 우리 모두를 위해서."
"그러고 있어!" 그는 화가 난 듯 속삭였다. "저 녀석이 일을 크게 만든다고!"
"아나이스는 그냥 네가 문제를 일으키지 않도록 도와주려 했던 것뿐이야."
"하지만 나는 이제 문제가 없는 걸! 그걸 원했던 게 아닌가?"
다윈은 말을 하려고 입을 열었지만, 멈추고 고개를 저었다. 이런 말다툼을 하기는 너무 이른 아침이었다. 말다툼하는 것보다는 아침을 즐기는 게 더 나았다. 특히 바보 같은 걸로 싸우는 것 보다는 말이다.
검볼은 다윈을 따라 버스에 올라탔다. 앉아 있던 친구들을 둘러보는 동안 그의 뇌리에 익숙한 인상이 스쳤다. 모든 아이들이 검볼이 기억하는 원래의 월요일과 똑같은 장소에 앉아 있었다. 마사미, 테리, 그리고 몰리는 같은 좌석에 앉아있었다. 마사미는 떠 있어 그렇게 하긴 쉬웠다. 토바이아스와 바나나 조는 같이 앉아 주변 사람들의 짜증 섞인 눈초리를 받으며 누가 가장 훌륭하게 겨드랑이 방귀소리를 낼 수 있는지 대결하고 있었다. 레이첼은 다윈에게 손을 흔들었고, 앨런은 카르멘 근처를 떠다니며 그녀를 칭찬했다. 티나는 제이미에게 지난주에 친 장난에 대해 떠벌리고 있었다. 그리고 검볼이 그녀 옆을 지나가자, 페니가 있었다. 페니는 아름답게 웃으며 흰색 폼폼을 들고 그에게 손을 흔들고 있었다.
검볼은 지금보다 더 행복해지길 바라며, 지을 수 있는 최고의 미소를 짓고 가볍게 손을 흔들었다.
‘어디 한번 모두 망쳐 보라지, 아나이스.’ 그는 다윈이 사이에 있는 버스 뒷자리에 앉으며 냉랭히 생각했다.
버스가 움직이기 시작했고 아나이스는 아마도 그에게 언짢은 시선을 보내고 있을 터였다, 검볼은 전방을 응시하며 더 큰 그림을 생각했다. 그는 지난 3번의 반복을 하며 그를 괴롭혔던 어떠한 실수도 없이 하루를 완벽하게 흘러가게 하게 해야 했다. 그는 아나이스의 분노를 유치한 원한으로 여기고 사소한 일로 치부한 채 제 풀에 지치게 두었다.
‘이제...’ 검볼이 곰곰이 생각했다. ‘다윈의 성적을 어떻게 고친다...?’
----------------------------------------------------------------------------------------------------------------------
검볼은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시미언 선생님의 교실에 앉았을 때, 그는 머리가 멍해지고 말라가는 느낌이 들었다.
그는 심각함과 불안함을 안고 교실 시계를 쳐다보았다. 시계바늘은 8시에 가까워져 갔고 검볼은 아직 다윈이 F를 받는 걸 막을 방도를 찾지 못했다.
파란 고양이는 한 손가락으로 턱을 두드렸다. 그는 시미언 선생님이 성적을 배부하지 못하게 할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해 냈지만, 대부분이 장비를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닐지라도 그는 지금 장비가 없었고, 이는 아마 찾을 수 없거나, 계획할 시간을 더 갖는다면 여유 또한 부족했다. 게다가, 그는 계획들이 실제로 효과가 있을지 확신하지 못했다. 평소 같으면 그는 개의치 않고 실행에 옮겨봤겠지만, 이번에는 어떤 실패도 감수하고 싶지 않았다. 그의 바보 같은 여동생의 성가심을 빼면 아침은 훌륭하게 지나갔고, 그는 그 행운이 지속되기를 바랐다.
그는 시계를 다시 올려다봤다. 8시까지 앞으로 5분!
검볼의 관자놀이에 식은땀이 맺히기 시작했고 다가오는 순간의 긴장감으로 목이 메어갔다. 그는 해결책을 빨리 생각해내야 했다.
"검볼, 괜찮아?" 다윈은 그의 형이 공황상태인 걸 눈치 채고 말했다.
하지만 검볼은 가까스로 이어낸 막연한 생각들로 심란해져 있었기 때문에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가 없었다.
결국, 검볼은 조금이라도 가능할 것 같은 방법이 하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려야 했다. 방법은 간단했지만 통할 거라는 확신은 없었다. 그가 이 방법이 완전히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가 아는 시미언 선생님이라면 일을 그르치는 것은 시간 문제였지만, 수업이 시작되기 전에 그의 뇌가 떠올릴 수 있는 것은 그것뿐이었다.
그는 해야만 했다.
"검볼," 다윈이 형의 어깨를 흔들며 다시 불렀다. "말했잖아, 정말 괜-"
"곧 돌아올게!" 그가 말했다.
검볼은 자리에서 일어나 교실을 뛰쳐나갔다. 그는 긴 복도의 양 끝을 잽싸게 내다보았다. 한 쪽 끝에서 시미언 선생님이 곧 검볼과 다윈의 갈등의 근원이 될 서류더미를 쥐고 나타났다.
검볼이 뭐라고 말해야 할지 머리를 쥐어짜며 그녀를 향해 달려갔다. 그가 그녀 앞으로 끼어들자, 그의 기척에 늘 그랬듯 시미언 선생님은 두 눈을 부라렸다.
“비켜, 워터슨!” 그녀가 쏘아붙였다. “네가 지금 날 브라운 교장선생님의 조례에 늦게 만들고 있잖아!”
"시미언 선생님, 잠시만요! 선생님께 꼭 말씀 드려야 할 게 있어요!" 그가 말했다.
"그게 뭐던 간에, 나중에 말해도 되잖아!"
그녀가 그를 옆으로 밀어내자 검볼은 재빠르게 다시 그녀 앞에 섰다.
개코원숭이의 창백하고 주름진 얼굴이 약간 붉게 변했다. 그녀는 네모진 흰 이빨을 드러내며, 마치 파리가 코에 내려앉은 것처럼 말했다. "너 지금 뭐하자는 거냐?"
"시미언 선생님, 저랑 다윈의 과학 보고서에 관한 일이란 말이에요!"
"난 이미 집에서 나오기 전에 채점을 끝냈다." 그녀가 단호하게 말했다. "그게 보고 싶으면 내가 배부해줄 때까지 기다려야 할 거다. 그리고 왜 그렇게 호들갑을 떨어? 네 점수는 자랑스러워 할 만한 게 못 된단다. 하지만 다윈은, 솔직히 좀 놀랐지. 녀석은 분명히 더 잘했을 거라 생각했는데 말이야.“
"걔도 잘 했어요!" 검볼이 말했다. 빈 복도가 그 목소리를 크게 만들었다. "걔도 보고서 쓰는 걸 도와줬었다구요!"
시미언 선생님은 분노가 사그라들은 듯 했지만, 여전히 그녀의 짜증은 분명했다. "그렇다면 왜 내가 이름을 보지 못했을까?
"그건 그냥 실수였어요!" 검볼이 해명했다. "금요일에 보고서 마감 때문에 정말 급했다구요. 그때 제가...어..." 그리고 검볼은 멈추었다. 그는 머리를 쥐어짜냈지만, 왜 그 긴 과제에 다윈의 이름을 넣는 걸 잊어버렸는지 아직도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사실, 월요일 이전의 모든 기억은 조각난 듯 흐릿하게 느껴졌다. 어쩌면 그가 지금 받고 있는 스트레스 때문일지도 모른다.
머리를 흔들며 그는 계속 말했다.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에요! 하지만 다윈은 분명 과제를 도와줬어요, 걔도 열심히 했으니까 부디, 제발 다윈에게 F를 주지 마세요!"
시미안 양은 냉담한 얼굴로 침묵했다. 그러고 나서 입 주변을 찡그렸다. "나는 이미 말했다. 나는 과제를 채점했고 번복할 수는 없어! 아무래도 네 동생에게는 힘든 아침이 될 것 같구나, 네 경솔함 때문에 말이야!"
검볼은 아침 식사 때 얻었던 희망이 단단한 땅에 떨어진 꽃병처럼 산산이 조각나는 걸 느꼈고, 시미언 선생님은 그의 불쾌함을 히죽거리며 즐기는 듯 했다.
사악한 개코원숭이는 그를 지나쳐 갔고 그의 선생님의 발소리가 그의 정신을 짓밟고 가는 듯 검볼은 무력하게 서있었다. 그의 입은 실색한 듯 벌어져 있었고 다리도 움직일 힘이 없었다.
그는 너무 아쉬웠다.... 모든 일이 잘 풀려가고 있었는데. .. 시미언 선생님은 이미 과제의 채점을 마친 이후였다. 실수를 고치기에는 너무 늦었다. 이젠 다 끝나 버렸다.....
그의 마음이 시미언 선생님이 이해해줄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는 사실에 고통스러웠다. 그녀에게 검볼을 도우는 것과 바닥에 내팽개쳐 두고 몸을 비틀며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는 것 중에 선택하라고 한다면 그녀가 무엇을 선택할 지는 불 보듯 뻔했다. 시미언 선생님은 동정심을 보이기엔 그와 그의 가족을 너무나 미워했다. 어쩌면 그녀는 한 번도 동정심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었다. 30만년 동안 단 한 번조차도. 만약 그에게 더 큰 고통을 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녀는 기꺼이 그리할 것이었다. 그녀라면...
검볼의 눈이 번쩍 뜨였다. 그의 머릿속에서 깜짝 상자처럼 나타난 새로운 아이디어에 뇌리의 톱니바퀴가 격렬하게 돌아갔다.
잠시도 허비하지 않고, 검볼은 복도를 달음질쳐 돌아가 시미언 선생님이 교실 문으로 손을 뻗던 순간 그 손을 낚아챘다.
"이번에는 또 뭐지?" 그녀가 미친 개 마냥 빈정거리며 소리 질렀다.
선생님의 손을 놓으며, 검볼이 말했다. "저에게 대신 F를 주세요!"
시미언 선생님은 악문 이를 풀었다. 그녀는 한 쪽 눈썹을 치켜들었다. "뭐라고?"
"제 점수를 다윈한테 주고, 저에게 F를 주세요." 검볼은 자신의 말하는 걸 믿을 수 없었다. 그는 나중에 성적표를 본 어머니가 얼마나 싫어할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어쩌면 세상이 그가 자신의 행복을 희생해 다른 이에게 주는 모습에 감동해서 가산점을 줄 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게 항상 사람들이 동경하는 일이니까 말이다. 그렇지 않은가?
시미언 선생님이 인상을 찡그렸다. "내가 왜 그래야 하지?"
"선생님도 원하시는 걸 아니까요." 검볼이 간단하게 말했다. 그의 속에서 갑자기 교활함이 느껴졌다. "자 자, 시미언 선생님. 선생님께서도 저와 다윈의 보고서를 채점하시면서 저에게 C를 줘야 했다는 게 못마땅하셨을 텐데요."
정곡을 찌른 듯, 시미언 선생님이 입이 벌어졌다. "어떻게-"
"선생님께서는 오래된 집의 흠집난 책상 앞에 앉아서 너무 못마땅하신 나머지 이를 갈으셨겠죠. 선생님께서는 제 점수를 깎아내릴 작은 흠이라도 찾으려고 애쓰시면서 제 보고서를 다시 읽으셨을 거고요. 하지만 결국 선생님께서는 저희 보고서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암울하게 결론을 내리셨을 거예요. 제가 선생님의 예상보다 잘 했다는 짜증나는 생각이 혈관을 타고 흐르는 따끔거리고 메스꺼운 맹독처럼 퍼져나갔겠죠. 그 때문에 입술을 세게 깨무셨을 거구요. 그리고 선생님의 원숭이 손은 잉크 펜을 꽉 쥐었을 거예요. 손에서 우드득 소리가 나고 잉크가 사방에 튈 때까지요. 그러고 나서는, 분노 섞인 입김을 쉬시면서 이빨 사이로 잉크가 새도록 둔 채로 그저 그 자리에 앉아 계셨겠죠."
검볼이 히죽거리며 잠시 멈추었다. 이 모든 걸 자신이 떠올려냈다는 사실을 믿기 어려웠다.
"선생님은 끝내 성적을 기재하시곤 학교로 운전해 오셨을 거예요. 마음이 분노로 가득 차 심란해지신 나머지 지나가던 5대의 차를 보지 못하셨겠죠. 학교에 오셨지만, 하루는 이미 망가져버렸죠. 그런데 갑자기, 선생님께서 손가락 사이의 포도처럼 뭉개버리고 싶은 어떤 학생이, 선생님께 다가와서는 사실상 자신에게 낙제점을 매길 수 있는 권한을 주었어요. 평생을 꿈꿔왔던, 천국에서 내려온 이 믿기 힘든 선물이 멍해진 선생님을 포근히 안아주었죠. 어떤 선택을 하실 지는 분명한 것 같네요. 그리고...그게 바로 선생님께서 원하시는 일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검볼은 시미언 선생님의 할 말을 잃은 표정을 보고는 다시 멈추었다. "우와..." 그녀는 어안이 벙벙했지만, 감동을 받은 듯 말했다. “너, 사람을 설득시키는 데 소질이 좀 있구나.”
"맞아요." 검볼이 능글맞게 웃었다. "게다가, 시미언 선생님께서는 저를 싫어하시는 거지, 다윈을 싫어하시는 게 아니잖아요. 생각해보면, 선생님은 저희 가족 모두를 싫어하시지만, 그 가운데서 가장 싫어하시는 건 바로 저죠. 전 다른 사람들보다 선생님을 더 성가시게 하니까요. 의도적으로 말이에요."
그는 자신을 낮추어 마치 칭찬하는 것처럼 말했다. 그리고 아마도 가장 충격적인 점은 시미언 선생님이 정말로 격려를 받은 것 같다는 부분이었다.
"오, 그리고 한 가지 더요." 검볼은 시미언 선생님의 귀에 바짝 몸을 기대고 속삭였다. "제가 F를 받으면 엄마가 저를 완전 씹어 삼킬 거예요."
검볼은 가벼운 미소와 함께 속으로 기도하며 뒤로 물러섰다. 만일 이 모든 잡설이 통하지 않는다면, 그는 자신이 파묻힐 것을 알고 있었다.
시미언 선생님은 악의 가득한 웃음을 지었고, 미소지은 입가에 손가락을 갖다 대며 대답했다. “아주 좋아, 워터슨. 네가 날 설득했다. 다윈에게 네 점수를 주고 널 네 패배자 어머니의 분노 속에 고통 받도록 내버려두마. 내가 아는 니콜은 아마 네 입에 보고서를 쑤셔 넣을 게다. 어쩌면 네가 쓰던 펜마저도 말이야.”
검볼은 시미언 선생님을 더욱 납득시키기 위해 비참한 척하고 있지 않았다면 진심어린 한숨을 내쉬었을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이 어떻게 이 상황을 바꾸어냈는가에 대해 미소를 참는 게 점점 더 어렵다는 걸 알았다.
물론, 그 '패배자 어머니' 부분은 그의 마음에 약간 생채기를 냈지만, 그는 그것을 담아두지 않기로 했다. 그의 어머니는 그에게 그렇게 하는 게 담아둔 말들이 그를 짜증나게 두는 것보단 낫다고 가르쳤다. 특히 그 말들이 시미언의 입에서 나왔다면 말이다.
시미언 선생님이 문을 열어젖히고 들어와 소리쳤다. "애들아! 채점을 끝마쳤-"
삐이익!
그녀의 말이 인터콤에 잘렸다. 기쁨과 함께, 그녀는 브라운 교장 선생님의 조례를 들었다. 검볼은 자기 자리로 걸어 돌아갔고 다윈이 그를 걱정스럽게 쳐다보았다. 검볼은 웃으며 안심하라는 듯 윙크를 했다, 그리고 그의 동생은 혼란스러워 했지만, 이를 일이 잘 풀렸다는 신호로 받아들였다.
"초콜릿 민트 케이크?" 검볼은 캐리가 그의 뒤에서 말하는 것을 들었다.
‘그래,’ 검볼은 생각했다. ‘모든 게 예정대로 흘러가고 있어.’
조례가 끝난 뒤 시미언 선생님은 첫 번째 과학 보고서를 바나나 조에게 건네주었다. 그녀가 검볼의 책상에 왔을 때, 그녀는 한쪽 옷 주머니에서 빨간 펜을 꺼내어 딸깍 하고 펜 버튼을 누른 뒤 두꺼운 종이더미에서 두개의 보고서를 꺼내 재빨리 휘갈겨 적었다.
치과의사에게 트라우마를 남길 것만 같은 미소를 지으며 그녀는 검볼의 책상 위에다 보고서와 성적표를 쾅 하고 내려놓았다.
"F, 패배자!" 시미언 선생님이 말했다. "그 이유는," 그녀는 학급 모두가 충분히 들을 수 있을 정도로 목청을 높였다. "네가 보고서에 네 이름을 쓰는 것을 까먹었기 때문이란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검볼의 반 친구들 대부분이 이를 듣고 비웃었다. 티나의 남성스러운 목소리가 사람들 사이에 울려 퍼졌다. 부끄러움으로 뺨이 붉어진 검볼은 다윈이 마땅히 받아야 할 등급만을 생각하면서 억지로 태연한 척 하며 고통을 삼켰다.
"C, 물고기," 시미언 선생님이 다소 노골적으로 말했다.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마라."
다윈의 자신의 성적을 확인한 후, 눈썹을 치켜든 채 그의 형에게 돌아섰다. "우리 과학 보고서에 이름 쓰는 걸 잊었어?"
"어..." 검볼은 풀죽은 척하며 한숨을 쉬었다. "그런 것 같아, 다윈,"
다윈은 의심스러운 듯이 그를 쳐다보았다. “검볼, 그건...좀 부주의한 것 같네. 너 정말 신경을 좀 더 써야 할 것 같아.”
"나도 알아."
"하지만 진심이야." 다윈이 매우 진지하게 말했다. "금요일에 펩 페스트 얘기 듣고 나서 너 진짜 주변에 뭐가 있든 아무것도 신경 쓰지 못했잖아. 너 거의...딴 세상에 가 있었어. 너도 알지?"
어쩌면 다윈이 옳을지도 모르지만, 지금 검볼은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있었다.
그는 지금 다윈이 화내는 걸 어떻게 막았는지, 그래서 실수를 피한 게 맞는지 생각하고 있었다. 지금 당장은 그가 받은 F가 그의 피로 써졌고 남은 일생동안 따라다닐 거라는 사실은 문제될 게 없었다. 지금까지 그는 원래의 월요일부터 저질렀던 모든 실수들을 고치고(아니면 적어도 개선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사람들에게 받았던 마음들을 알기에, 그는 F를 받아들였다. 오늘밤 그가 잠들고 나서 내일을 볼 수 있다면, 그저 또 다른 나쁜 성적과 기억 속의 경험 중 하나가 될 터였고, 이는 그도 괜찮았다.
검볼은 너무 마음이 편안해서 자리에 늘어져 머리 뒤로 팔을 베었다.
"시미언 선생님," 몰리가 통통한 검정색 팔을 들며 불렀다. "화장실에 가도 될까요?"
"그래, 괜찮아, 상관없어." 선생님이 마지막 보고서를 돌리며 말했다.
몰리는 교실 앞쪽으로 걸어갔다, 그러자 참지 못한 검볼이 능글맞은 웃음을 내비치며 소리쳤다. "몰리! 레이첼에게 우리를 대신해서 '안녕'이라고 전해줘!"
작은 공룡과 학급 모두가 눈썹을 치켜 올리며 뒤돌아보았다. 시미언 선생님조차 검볼이 방금 한 말에 당황해하며 눈을 껌뻑거렸다.
‘그래,’ 검볼이 씨익 웃었다. ‘모든 게 계획대로야.’
-----------------------------------------
검볼은 학교에 다니면서 이보다 더 자신감을 느낀 적이 없었다. 비록 가족들의 분노와 속상함을 막는 것이 그의 열의의 주된 목적이었지만, 그는 시미언 선생님의 오전 수업을 받는 동안 살짝 황홀한 기분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지금 오늘을 세 번 살며 시미언 선생님의 고대 벽화 강의를 들으니, 검볼은 그녀가 강의 계획을 말하는 중에도 집중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
"그리고 이제 팝 퀴즈 시간이다!" 그녀가 말했다. 검볼을 제외하곤, 몇몇 학생들이 그 단어에 끄응 소리를 냈다. 시미언 선생님은 그들의 고통을 자신의 행복인 양 즐기며, 번뜩이는 뱀눈을 파란 고양이 앞에 내리깔았다. "네가 먼저란다, 워터슨!"
검볼은 침착하게 책상에서 일어나 앞으로 몇 발자국 내딛고는 반 친구들을 향해 돌아섰다.
"워터슨!" 선생님이 소리쳤다. "애들한테 친절히 비활성 기체 6가지를 말해주렴."
시미언 선생님은 가장 싫어하는 학생을 모욕할 또 다른 기회를 노리며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
잠시 동안, 검볼은 첫 월요일을 회상하며 주말 전의 일을 기억해낼 무언가를 구성해 내려 했다. 그는 화학 교재에 있는 과학에 관한 몇 가지 기초적인 사실과 주기율표의 주요 원소에 대한 내용이 적힌 짧은 단락을 읽는 것을 까먹었다. 이는 금요일에 받은 숙제였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아마도 게으름이겠지만), 검볼은 그걸 읽어두지 않았다.
그리고 그는 그걸 아직도 읽어두지 않았다.
시미언 선생님의 음흉한 시선은 이미 커다래져 있었고 검볼의 얼굴에 걱정이 차오르는 모습을 보자 이빨까지 드러내었다. 하지만 이는 그녀가 생각한 이유 때문이 아니었다. 검볼은 기억 속의 착오가 루프 속에 갇힌 이유의 일부라고 한다면, 그가 이미 일을 그르쳤으며 하루를 다시 고쳐야 한다는 게 아닌지 공포에 떨었다. 하지만 검볼은 확신보다는 아마 그렇지 않을 거라는 간절한 희망을 택했다. 그와 다윈은 (대부분 그였지만) 이전에도 여러 번 읽기 과제를 잊어버렸고 이 읽기가 왜 중요한지 몰랐다.
비활성 기체에 대한 질문 자체에는 검볼의 확신도 흔들리지 않았다. 지난 몇 번간의 반복에서 시미언 선생님이 다른 학생인 카르멘을 불렀었다. 검볼이 대답하려고 웅얼거리고 나서 완벽히 기체들을 외워낸 학생이었다.
검볼은 침착한 미소를 지으며 눈을 감았다. "좋아. 비활성 기체 여섯 가지는....헬륨, 네온, 아르곤," 그는 잠시 멈추어 어두운 시야 속에서 다음 단어들을 찾으려 했다. "제논, ...라돈, 그리고..." 검볼의 마음이 벽에 부딪쳤다. '아 좀, 검볼!' 그는 미친 듯이 생각했다. "이 말을 이제 세 번이나 들었잖아! 마지막 기체가 뭐야? 무슨 글자로 시작해?"
"시간 초과다!"
검볼이 눈을 번쩍 뜨며 짧은 비명과 함께 뒤로 넘어졌다. 시미언 선생님이 그가 눈을 감은 사이 그의 귀에다 대고 소리를 질렀다.
그는 고막의 통증을 느끼고 시미언 선생님의 키득거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아까워라, 꽤 아쉽긴 했어," 시미언 선생님은 파란 고양이의 뒤에 수그린 채 히죽거리며 내려다보았다. "아쉽지만 시가(고급 담배)는 아냐! 네 자리로 돌아가렴, 패배자!"
검볼은 뺨이 약간 타오르는 걸 느꼈지만, 부끄러움 때문은 아니었다. 이번에는 치밀어 오르는 분노 때문이었다. 지금 그는 그의 어머니가 시미언 선생님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는지 ‘아주’ 잘 알 것 같았다. 그 어느 때보다도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주먹을 날리고 싶었던 적이 없었다....
검볼이 그의 자리에 앉고 나서, 시미언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말했다. "아무튼, 검볼이 기억하지 못한 마지막 원소는 크립톤이란다." 여전히 소름끼치는 미소를 짓고 있던 그녀의 얼굴이 검볼을 향했고, 의자에 앉은 그를 뒤로 휘청거리게 만들었다. "다음엔 운이 더 좋기를 바란다, 패배자!"
그녀는 미친 듯이 웃기 시작했고, 그녀보다는 작았지만 일부 학생들도 따라 웃었다.
다윈이 형의 어깨에 지느러미를 올렸다. "괜찮아, 검볼," 그가 부드럽게 말했다. "거의 다 맞췄잖아."
"아, 괜찮아, 친구. 그거 때문이 아니야." 검볼이 진심으로 말했다. 하루는 아직 많이 남아있었고 읽기 과제를 까먹은 건 그가 걱정했던 일들과는 무관했다. 그리고 그렇지 않을 이유는 또 뭔가?
지금 당장은 루프에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중요한 과제였다. 그는 현재에 초점을 맞추고 사소한 일들은 배제한 채 모든 일들을 마치고 나서 내일을 향한 열쇠를 찾길 바라야 했다.
-----------------------------------------
[Mr. Page]
그리고 지금, 모두들.항상 그렇듯이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조언, 의견 및 리뷰는 환영합니다. 저는 다음장이 제 이야기에 저를 데려가는것을 보기 위해 기다릴 수가 없습니다!
-----------------------------------------
[Mub]
이거 한번 번역하는데 2~3주
ㄷㄷ.
처음으로 해본 번역인데 이렇게
어려울줄은 몰랐네요.
렘피님이 번역하신
팬픽을 읽어보고 완전 취향이여서 원본 전부를 정독했습니다.(완결 안났어요 지금 한 33편정도)
그러다 다른사람들도 읽으면 좋을것같아서 번역해봤습니다만. 너무
어색하게 해서,,
쨋든 즐겁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음것은 언제할지 모르지만 시간나면 할려고 노력해보겠습니다.
(솔직히 너무 길어서 자신은 없네요.)
(맨 윗부분은 렘피님 글에서 따왔습니다. 수정하라하시면 수정 할게요.)
제가 번역은 처음이여서 번역한것은 끼워맞추거나 오역, 오타, 가 있을수 있습니다. 미숙하지만 즐겁게 봐주세요.
-----------------------------------------
[MsP]
한국에서 익숙하지 않은 미국식의 도치된 문장과 어색한 쉼표들은 역주가 임의로 조정했습니다. 혹시 이상하다고 생각하신다면 이 또한 의견 주시면 감사히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원문에서는 인물의 생각을 이텔릭체로 나타내었지만 여기서는 편집의 편의를 위해 작은따옴표로 반영하였습니다.
-----------------------------------------
'The Amazing World of Gumball > 팬픽' 카테고리의 다른 글
The Loop 08. 저녁 시간 (0) | 2017.08.06 |
---|---|
The Loop 07. 미진한 부분 (0) | 2017.08.06 |
The Loop 05. 알고 있는 자 (3) | 2015.03.15 |
The Loop 04. 같은 날, 다른 방식 (1) | 2015.01.14 |
The Loop 03. 반복의 시작 (1) | 2015.01.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