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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mazing World of Gumball/팬픽

The Loop 07. 미진한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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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해당 팬픽은 2011년 12월에, 검볼 시즌 1이 한창 방영중일때부터 쓰여져 왔습니다.

지금까지 나온 검볼의 설정과 다를 수도 있으니, 시즌 1 분위기로 봐 주시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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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P]


일러두기: 앞서 The Loop 제 6장을 검수하며 검수 과정에서 오히려 단어의 통일성이나 맞춤법 등을 놓치게 되는 것 같아 방향을 검수에서 재번역으로 돌렸습니다. 또한 인물의 호칭과 같은 고유명사와 서술자의 어투는 P+님의 이전 번역에서 참고하며 진행하고 있습니다. 제 6장 또한 그렇게 진행을 했었고요. 마지막으로 번역 개선을 위한 지적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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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oop

Written by Mr. Page


1st Translated to Korean by Mub

2nd Translated to Korean by MsP


07. 미진한 부분


원본 : https://www.fanfiction.net/s/7647419/7/The-Loop



검볼은 살면서 최악의 날을 겪고 있고, 이건 그걸로 끝나지 않네요. 사실, 절대 끝나지 않아요! 검볼은 타임 루프에 갇혔고, 내일이 오기를 바란다면, 뭐가 문제인지 맨 밑바닥까지 샅샅히 뒤져봐야하죠.



독서 연령: Fiction K+ - English

판타지/유머




작가의 말:


 모두들 안녕하세요. 먼저, 연재 지연에 대해 사과하겠습니다. 학교에서 처음 몆주동안쉬지않고 독서를 해서 바빴습니다.
 제가 할수있는 작업량을 감안할 때 한 달에 한 챕터만 게시할 수 있습니다.안심하세요, 저는 계속 글을 쓸 것입니다.
 

TAWOG의 새로운 시즌은 지금까지 잘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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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장. 미진한 부분




 다윈은 친구들과 구내식당에 들어서면서도 검볼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학교에 온 지 3시간 반이 지났고 그 이후로 검볼이 웃지 않고 있는 모습을 보기 어려웠다. 이제는 그 모습이 불편할 정도로 어색해지고 있었다.


 두 사람이 점심 대기 줄에 서자, 다윈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와, 검볼, 시미언 선생님께서 너한테 F를 준 이후로 조금...기뻐 보인다?”


 “응.” 파란 고양이가 즐겁게 웃으며 돌아섰다. “맞아, 그런데 그거 때문에 웃는 건 아냐.”


 “아니라고?” 이상했다. 여태까지 다윈은 검볼이 아침에 받은 성적 때문에 웃고 있었다고 (왜인지는 몰라도) 여겼었다. 그의 머릿속에서는 그 장면이 여전히 생생했다. 그들이 과제를 함께했음에도 결국 나쁜 성적을 받게 된 것에 대한 유감뿐만 아니라, 어째서인지 검볼이 그 사실을 받아들인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었다. 다윈은 두려웠다, 그들의 어머니가 이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이 일이 웃을 일이 아니란 걸 알게 해 줄 거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


 “그래서...” 다윈이 한 쪽 눈썹을 치켜들며 말했다. “왜 웃는 거야?”


 “우리가 같이 앉아서 밥을 먹을 테니깐!”


 다윈은 잠시 멈추었다가, 곧 작은 웃음을 터뜨렸다. “아니 검볼, 당연히 같이 앉아서 밥을 먹지. 우리 매일 그러잖아.”


 검볼은 잠시 할 말을 잃은 듯 하더니 동생의 등을 신난 듯이 토닥였다. “나도 알지. 하지만 그냥 기분이 좋은 걸, 너도 알지?”


 “그래 뭐, 그런 것 같네...”


 두 아이들은 각자 식판을 잡고 친구들과 함께 움직이며 로키의 배식을 받았다. 양념된 미트소스가 고르게 버무려진 잡곡 파스타, 깍둑 썬 당근이랑 색깔과 식감 모두 신선해 보이는 믹스후르츠, 그리고 당연하게도, 진하고 상쾌한 향이 나는 초콜릿 민트 케이크가 식판에 오르기도 전에 오감을 만족시켰다. 검볼은 마실 것으로 작은 곽 우유를 집어들었고, 다윈은 주스 팩을 집었다.


 둘이 줄의 끝에 다다르자, 환한 표정의 스몰 선생님이 있었다. 주크와 몰리가 예상한 숫자를 적는 걸 막 끝낸 채로 말이다.


 생활 지도 선생님이 차분한 얼굴로 두 아이들에게 돌아섰다. “아, 검볼이랑 다윈이구나. 커피콩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 맞춰 보겠니? 예상한 숫자가 정답에 근접한 사람은 펩 페스트에서 상품을 타 갈 수 있단다.”


 스몰 선생님이 바닥에 있는 커다란 플라스틱 병을 두드렸고, 이는 갑자기 검볼에게 지난 세 번간의 반복 동안 이 도전을 완전히 잊고 있었다는 사실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그는 첫 번째 날에는 너무 우울했었고, 두 번째 날에는 너무 혼란스러웠으며, 세 번째 날에는 머리가 궁금한 일들 투성이라 이 추측하기 미니게임에 대해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병이 그의 주의를 제대로 끌었다. 좋은 쪽으로 말이다.


 그가 집에서, 그리고 그의 어머니의 사무실에서 자주 맡았던 신선하고 매혹적인 커피의 향이 병의 주둥이에서 퍼져 나왔다. 냄새를 즐기다 보니 검볼은 게임에 약간 도전 욕구가 느껴졌다. 이번 반복에는 모든 일들이 ‘정말’ 그의 뜻대로 되어가고 있었다. 때문에 그는 약간 즐겨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고 여겼다.


 “네, 당근이죠!” 검볼은 어깨를 으쓱했다.


 “좋아!” 지도 선생님이 활짝 웃으며 이제 셋째 장이 된 명단에 검볼의 이름을 올렸다.


 “자, 콩들이 병 속에 얼마나 있는지 알 것 같니?”


 검볼은 그의 식판을 스몰 선생님의 테이블 구석에 올려두고는 병을 자세히 보기 위해 가까이 다가갔다. 병은 10갤런 (역주: 약 37.9L) 치고는 꽤나 크고 무거워 보였다. 갈색 빛깔이 도는 검정색 콩들이 투명하고 두꺼운 플라스틱 너머로 꽉꽉 들어차 있어 검볼은 콩들 각각을 구분해 내기가 어려웠다. 최대한 가깝게 추측하려던 검볼의 자신감은 작은 콩알들의 크기에 더더욱 떨어졌다. 그가 짐작컨대, 저 병 속에는 거의 만 개가 훌쩍 넘어가는 콩들이 들어가 있을 터였다. 지난 세 번간의 반복에서 펩 페스트를 모두 놓치는 바람에 검볼은 콩들의 개수에 대한 답을 들을 수가 없었고, 다윈과 아나이스 모두 그에게 화가 나 있어 말을 거는 건 고사하고 그를 쳐다보려 하지도 않았기에 그들에게 물어볼 수도 없었었다.


 검볼은 다윈 뒤로 토바이아스와 에그헤드들이 줄을 선 것을 보고는 차례를 오래 끌고 싶지 않아 머리에서 튀어나온 첫 번째 숫자를 외쳤다. (두 번도 생각하지 않고 말이다.)


 “79!”


 그는 의도했던 것보다 더 크게 소리를 친 나머지 원치 않은 수많은 시선을 받게 되었다.


 스몰 선생님이 눈썹을 치켜들고는 병을 바닥에 내려놓고 다시 검볼을 쳐다보았다. “어...진짜로?”


 “아니, 백 개요!” 검볼이 자신의 바보 같음을 깨달으며 다시 말했다. “7900개가 제가 말하고 싶었던 개수였어요.”


 스몰 선생님의 당혹스러운 표정이 단번에 사라졌고, 환한 얼굴로 검볼이 예상한 숫자를 받아 적었다. “좋았어, 검볼. 행운을 빈다. 그리고 기억하렴, 결과가 어떻든 간에 우리 모두가 승자란다!”


 검볼은 그 말에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윈이 추측을 할 수 있도록 지도 선생님의 이동식 테이블에서 그의 식판을 회수했다.


 다윈은 병을 살피려 하지도 않은 채 웃으며 눈을 감았다. “9999.”


 “좋아, 9가 네 개.” 스몰 선생님이 펜을 놀리며 말했다. “행운을 빈다, 다윈. 그리고 우리 모두가 승자라는 걸 기억하렴!”


 다윈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검볼과 함께 그들이 평소에 같이 앉는 자리로 가고 있을 때 근처에서 달콤한 목소리가 들렸다.


 “안녕, 다윈.”


 레이첼이었다. 그녀는 검볼과 다윈의 평소 자리에서 꽤나 먼 곳에 앉아 있었다.


 순정파 물고기였던 다윈은 상냥한 모습으로 그의 여자친구에게 다가갔다. 검볼은 거리를 유지하며 그 뒤를 따랐다.


 “안녕, 레이첼.” 그의 동생이 반겼다.


 “점심 같이 먹을래?” 그녀가 물었다.


 다윈이 정말로 이 제안을 고민하고 있다는 사실에 검볼은 좀 놀랐다. 그는 이 시간을 지난 삼 일간 다윈과의 점심을 놓친 일에 대한 포상으로 하고 싶었었다. 지난날들 동안 다윈의 기분은 날붙이에 담겨 나온 썩은 생선과 같았으니 말이다. 게다가 다윈은 몰랐지만 그는 이미 세 번의 반복 동안 레이첼과 함께 점심을 먹었었다.


 그리고 검볼은 루프 속에 갇힌 동안에는 이 점심시간이 사실 일어난 적이 없는 일이란 다시금 사실을 깨달았다.


 다윈이 미소 지으며 답했다. “당근이지. 검볼, 그래도 될까?”


 검볼은 마음 한편으로는 진심으로 코웃음 치며 다윈을 식당 반대편 끝자리로 끌고 가고 싶었다. 심지어 그의 하루 계획을 망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레이첼을 저주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검볼은 얼마 전에 질투는 결국 비극을 불러온다는 사실을 배웠었다.(말 그대로 생생하게 말이다.) 거기에 더해 그는 다윈이 정말로 레이첼과 같이 앉아 그녀와 단둘이 시간을 보내고 싶은 모습을 눈치 채었다.


 작은 한숨을 내쉬며, 검볼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 “괜찮아, 그렇게 해. 도서관에서 보자고 친구.”


 “알겠어.” 다윈이 환하게 웃으며 자리를 잡았다. “고마워, 검볼.”


 “고마워, 나도.” 레이첼이 진심어린 감사를 덧붙였다. 그러고 둘은 자리를 떠나는 파란 고양이를 향해 부드럽게 손을 흔들었다.


 검볼은 식탁들을 지나 그의 평소 자리로 걸어갔다. 조금 실망스러웠지만, 원한을 품을 이유는 없었다. 그는 레이첼을 자신의 동생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싫어한다거나, 다윈에게 좋아하는 이성과 시간을 보낸다는 이유로 화를 낼 수는 없었다. 그 둘은 서로 함께 있어 정말 행복했고, 검볼도 형으로서 그런 다윈을 보고 행복했다. 그 꽃피는 관계에, 특히나 그 또한 한 여자를 사랑하는 입장으로서 어떻게 화를 낼 수 있겠는가?


 검볼이 몇 테이블 너머에 있는 페니를 쳐다보자 그가 그녀의 모습과 그녀의 귀여운 얼굴을 볼 때마다 느꼈던 그 따스하고 부드러운 느낌이 그를 감쌌다. 그는 가끔 그리로 가서 같이 앉아도 될 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오늘같이 그녀의 옆이 테리, 몰리, 카르멘, 그리고 다른 여자애들로 둘러싸인 경우처럼 그렇지 않은 날이 더 많았다.


 “그럼 그렇지.” 검볼은 생각했다. “하루에 그렇게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리가...”


 검볼은 자리에 앉아 작은 케이크에 과일을 약간 얹어 먹었다. 생긴 거랑 다르게 씹을수록 괜찮은 맛이었다. 파스타는 약간 그의 입을 마르게 할 것처럼 보였지만, 촉촉하고 짭조름한 미트소스가 잘 버무려져 있었고 당근마저도 이와 잘 어울렸다. 마지막으로 검볼은 초콜릿 민트 케이크를 먹으며 우유로 입가심을 했다. 그가 마지막 조각을 입으로 가져가던 참에 캐리가 자기 케이크를 들고 그의 옆으로 날아왔다.


 “안녕, 검볼.” 그녀가 부드럽게 말했다. “귀는 좀 어때?”


 검볼은 이 예상치 못한 질문에 마지막 케이크 조각을 평소보다 조금 거칠게 삼켜 버렸다. 그는 콜록거리며 목을 가다듬고는 당황한 눈치로 유령을 올려다보았다. “내 귀?”


 “그래, 시미언 선생님께서 팝 퀴즈때 꽤나 크게 소리를 지르셨잖아. 나랑 페니는 네가 머리가 좀 띵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


 “아.” 검볼이 태연히 말했다. “괜찮아, 약간 쓰라리긴 했지만, 그리 오래 가진 않았어...페니가 날 걱정했다고?” 그 생각에 그의 얼굴과 태도에 밝은 생기가 돌았다.


 캐리는 잠시 동안 허를 찔린 듯 했지만 곧 대답했다. “당연히 그랬지. 걔가 그러지 않을 이유가 있겠어? 나도 너희 둘 사이가 어떤 지 알아. 나 말고도 모두가 안다고.”


 검볼은 그녀에게 다른 의도가 있는가 생각하며 그녀의 말 없는 얼굴을 주시했다.


 ‘아마도 케이크 때문이겠지.’ 그는 생각했다. ‘그 얘기라면...’


 “어...검볼.” 캐리가 말했다. “혹시 너-”


 “어,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네!” 검볼이 갑작스럽게 식당 벽에 걸린 시계를 가리키며 말했다. “곧 자습 시간이야! 음, 도서관에 가서 과제를 해야 할 것 같아. 캐리, 나중에 봐!”


 검볼은 캐리가 그에게 기다리라고 말할 수도 없도록 서둘러 식당을 빠져나왔다. 등 뒤에서 문이 닫히자, 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3일간에 비하면 가장 차분히 식당 문을 빠져나온 날이었다.


 그 가운데 식당에서는 캐리가 검볼이 방금 걸어 나간 문을 쳐다보고 있었다.


 다윈이 퇴식구로 향하며 그녀의 표정을 보았고, 그녀 옆에 멈춰 섰다. “캐리, 무슨 일이야?”


 캐리는 입을 열지 않았다. 다만 그녀의 실의에 빠진 시선이 그녀의 접시로 향했고, 다윈이 단번에 눈치를 채었다.


 “너 검볼한테 케이크를 먹을 수 있게 도와달라고 하려고 했었구나?”


 캐리가 얼굴을 찡그리며 우울히 답했다. “응....”


 “아.”


 다윈은 그녀가 얼마나 실망했는지를 보며, 말을 꺼내기 전에 잠시 이를 악물었다. “저기...혹시 괜찮으면 먹는 걸 ‘내가’ 도와줘도 될까?”


 유령 소녀가 잠시 돌아서 그를 쳐다보고는 곧 고개를 저었다. “다윈, 고맙지만...괜찮아. 입맛이 떨어졌거든. 자, 네가 대신 먹어.” 그리고 그녀는 디저트가 담긴 접시를 다윈의 지느러미에 올려놓고는 고개를 떨어뜨린 채 퇴식구로 날아갔다.


 큼지막한 케이크 조각과 그 진한 향기에도 무심한 채로 다윈은 자리를 떠나는 캐리를 동정 어린 눈빛으로 지켜보았다. 물론 다윈은 부탁을 거절한 형의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었다. 마지막으로 검볼이 캐리에게 몸을 빌려준 날, 그의 몸무게는 백 파운드(역주: 약 45,4kg)는 족히 넘겨 버렸으니까. 비록 기적적으로 몇 분 만에 빠지기는 했지만, 그 일을 수도 없이 반복했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다윈의 마음속엔 좀처럼 이해할 수 없는 다른 무언가가 있었다.


 캐리는 유령으로서 뭔가 먹고 싶다면 다른 이들의 몸을 홀릴 수 있었다. 점심시간이 끝나기까지는 아직 약 2분 정도가 남아 있었고 다윈은 종이 치기 전에 그녀가 그의 몸을 통해 빠르게 케이크를 삼켜 버릴 수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게다가, 레이첼과 점심을 먹을 때 그녀가 그에게 캐리가 점점 남들을 홀릴 때 신체를 통제하는 방법을 익혀가고 있고, 대부분의 식욕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냈다고 말해 주었었다. 전에 캐리가 폭식하는 모습을 보았던 다윈은 약간 못미더워 하는 눈치였지만, 그는 레이첼을 믿었고 그렇기에 캐리 또한 기회를 가질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왜 나를 홀리지 않은 걸까?” 그는 곰곰이 생각했다. 그리고 캐리는 사람들로 차고 넘치는 식당 안에서 왜 굳이 검볼을 선택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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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이 칠 때까지 시간이 그리 많이 남지 않았을 때, 검볼은 그의 친구들과 도서관에 들어와 그들이 각자 향해야 할 곳으로 흩어지는 모습을 보았다. 보버트는 컴퓨터 앞에 앉아 방대한 양의 숫자들과 수학적 기호들을 입력하고 있었고, 테리, 마사미와 몰리는 한 책꽂이 위에 올려진 그들의 만리장성 프로젝트를 내리고 있었으며, 카르멘과 레슬리는 책상 앞에 자리를 잡아 책을 쌓아두고 훑어보기 시작했다. 그들의 역사 보고서를 옆에 놓고선 말이다. 모두의 행동이 검볼이 전에 보았던 모습과 일치했다. 심지어 속삭이며 상의했던 내용마저도 똑같았다.


 ‘뭐, 예상대로 이 중에 어느 하나도 나를 소름끼치지 않게 하는 게 없구만.’ 검볼이 생각했다.


 검볼은 보버트가 작업하는 곳 주변의 책꽂이에서 유의어 사전을 찾기 시작했다. 그는 아직 시미언 선생님이 준 글쓰기 과제를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그가 생각하기에 실수들을 고치려면 숙제도 잘 해 둬야 할 것 같았다.


 ‘지금 당장은 할 수 있을 만한 것도 없는 것 같으니.’ 그는 생각했다.


 검볼은 첫 날에 대혼란을 일으켰던 책을 조심하려 발밑에 좀 더 유의하고 보버트를 향해 걸어갔다. 아니나 다를까, 검볼은 뻣뻣한 카펫 위에 놓인 책을 발견했다.


 ‘이 망할 불쏘시개, 오늘은 안 되지!’ 그가 우쭐한 얼굴로 생각했다.


 검볼은 책을 바닥에서 주워 가까운 책장에 대충 꽂아두고는 계속 움직였다. 그는 선반의 구석진 곳에서 사전들 옆에 꽂힌 유의어 사전을 발견했다.


 레슬리와 카르멘에게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자리를 잡은 검볼은 책의 첫 페이지를 펼쳐놓고는 집중하려 애쓰는 동안 잠시 그대로 두었다. 


 ‘근데 뭐부터 시작하지?’


 책을 들여다보기 전에 그의 기억이 지난 월요일에 시미언 선생님이 그에게 과제를 지시해주었던 때로 돌아갔다. 그와 그의 친구들은 도서관에서 각자 특정 주제로 글을 쓰는 과제를 받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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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터슨!” 시미언 선생님이 날이 선 목소리로 소리쳤다. “페니 그만 쳐다보고 들어!” 검볼은 부끄러워서 얼굴을 붉혔던 일이 기억났지만, 페니도 같이 얼굴을 붉혔었기에 왠지 약간은 마음이 편해진 기분이었다.


 먼지 냄새나는 개코원숭이가 말을 이어갔다. “네 성적의 잠재성이 페달 없는 자전거에 가까운 걸 보면, 내가 보기에 너는 다른 얘들이 받은 과제량을 감당하긴 어려울 것 같구나. 700 단어면 네 완두콩만한 두뇌에게는 분명 크나큰 무리겠지.”


 “그래서 말이다.” 그녀의 눈이 가늘어졌고 입 꼬리가 올라갔다. “네게는 800 단어를 내주마.”


 검볼의 “헉” 소리가 친구들이 같이 “헉” 하는 소리에 묻혔다. 다윈, 페니, 그리고 (무슨 이유인지) 캐리가 가장 크게 놀랐다.


 사서 선생님이 엄한 얼굴로 답했다. “쉬이잇!”


 시미언 선생님이 말을 계속했다. “800 단어란다, 워터슨. 조금이라도 모자르다면 F를 받게 될 게다! 주제로는 말이다...그렇지,” 그녀가 싱긋했다. “‘너’한테 실제로 연구 과제를 주는 건 너무 비인간적이겠지. 그러니 네게는 자유 주제로 남겨 두마.”


“기한은 그냥 작성을 마치는 대로 제출하면 된다.” 그녀가 다시 싱긋 웃었다. 이번에는 약간 광적으로 말이다. “자, 그럼 어디 네가 시작이나 할 수 있을지 보자꾸나.” 


시미언 선생님은 이제 옆구리를 붙잡고 서 있지도 못할 정도로 크게 웃기 시작했다. 도서관에 있던 모두가, 심지어 사서 선생님마저도 이 별난 광경에 크게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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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현재로 돌아와서, 검볼은 짜증으로 인상을 찌푸렸다. 그는 고개를 휘저으며 이 좌절감을 주는 기억을 지워내려 애썼다.


 “보여 줄 거야.” 그가 조용히 투덜거렸다. “진짜 참신한 글을 써서 정신줄을 놓게 만들어 줄 거야! 좋아, 시작해볼까!”


 굳건한 의지가 그의 정신을 채웠고, 검볼은 루프 속에 갇힌 지금의 상황 속에서도 결국 승리를 쟁취해낼 것을 확신했다.


 하지만 글을 쓰려면 주제가 필요했다. 다행히도 유의어 사전 속에 몇 가지 아이디어가 있을 터였다. 어쩌면 어떤 단어가 그의 영감을 일깨워 줄 지도 몰랐다.


 그는 한 손을 높이 들고 두 눈을 감은 채로 책의 가운데 단락을 손가락으로 찍었다. 그는 눈을 뜨고는 검정색으로 인쇄된 단어를 읽었다.


 ‘무지하다’ – 의식하지 못하다, 잘 모르다, 깨우치지 못하다.


 검볼은 인상을 쓰며 대충 몇 장을 넘긴 뒤 다른 단어를 찍었다.


 ‘회고’ - 향수, 사색, 추억.


 “향수”라는 단어의 복잡함에 겁이 난 검볼은 페이지를 반대로 넘겼다.


 ‘심사숙고’ - 주의, 사려 깊음, 중요성.


 검볼은 수많은 페이지를 조금씩 넘겨가며 각 단어를 확인하는 데 1초를 채 넘기지 않고 새로운 단어로 계속해서 눈을 돌렸다.


 몇 분 뒤, 검볼은 책을 덮고 팔꿈치를 책상에 털썩 내려놓고는 주먹으로 턱을 괴었다. 그는 어디에서도 영감을 찾아볼 수 없었고, 그 결과 그는 자신의 운이 다했다고 느끼기 시작했다.


 “이게 시미언 선생님께서 원하셨던 일이겠지.” 그는 조용히 투덜거렸다. “주제가 까다로울 진 몰라도, 어찌됐건 뭔가 시작해볼 만한 게 있을 거야.”


 검볼은 자리에서 일어나 도서관을 서성거렸다. 그는 두뇌 회전이 잘 되기를 바라는 생각으로 손가락으로 이마를 문지르며 선반들 주변을 돌아다녔다. 유감스럽게도 그 모든 행동들이 그의 머리를 더더욱 굳게 만드는 듯 했다.


 가장 짜증나게 했던 건 과제가 아니었다. 어쩌면 이게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것 때문이었다. 이 글쓰기는 마감 기한이 없는데, 어떻게 루프가 그에게 과제를 마치도록 강요할 수 있단 말인가? 게다가 만약 그가 글쓰기를 시작했다고 쳐도, 다음 반복 속에 눈을 뜨게 되면 써놓았던 것들이 모조리 지워질 터였다.


 검볼은 커다랗고 빽빽한 책꽂이들 사이에 멈춰 서서 도서관의 적막 속에 머리를 굴렸다.


 그는 한숨을 한번 내쉬고는 어디선가 아이디어가 튀어나와 자신을 부르길 바라며 기다렸다.


 그가 들을 수 있는 건 무미건조한 책 넘기는 소리, 곳곳에서 들려오는 몇 마디의 희미한 속삭임들, 그리고 앞의 벽걸이 시계에서 나는 조용하면서도 무거운 째깍거림이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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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볼은 주제를 찾지 못한 채 자습실을 떠났다. 물론 좀 낙담하기는 했지만, 그는 이 일로 루프에게 벌칙을 받아야 한다면 결국 주제에 대해 생각해 볼 시간은 충분할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래서 그는 이 일에 대해 더 이상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시미언 선생님의 교실에서의 남은 일과 시간은 말할 것도 없이 지루했다. 검볼은 시미언 선생님이 던졌던 논제들과 모든 답에 대한 선명한 기억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는 손을 들어 답할 기분이 아니었다. 펩 페스트와 세 번의 실패 끝에 드디어 페니가 응원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사실에 그의 마음은 고조되는 감정에 사로잡혀 버렸다.


 그의 속에서 커져가는 전율이 너무 크고 강력해서 검볼은 웃음을 참기 위해 입술을 깨물어야만 했다.


 쉬는 시간에, 검볼은 거리에 앉아 다윈과 스무고개를 하며 쉬고 있었다. 아나이스가 추천해 준 놀이였는데, 그들이 하는 다른 놀이들이 그녀의 말을 빌리자면 “하고 놀기에는 뇌가 썩거나 완전 바보 같았기” 때문이었다.


 이 단순한 게임이 생각보다 재미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넌 집에서 찾을 수 있니?” 검볼이 물었다.


 “아니.” 다윈이 미소를 지었다. “그걸로 17번째 고개야, 검볼.”


 “넌 누구나 밖에서 볼 수 있니?


 “응.”


 “넌 꽃이니?”


 “아니. 이제 마지막 추측이야.”


 “넌...공구 창고니?”


 “땡! 난 도토리지롱!”


 다윈이 43연승을 하며 이 놀이에 정말 강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어쩌면 새로운 재능의 발견일 수도 있고 아니면 검볼이 그냥 못하는 걸지도 몰랐지만 파란 고양이가 한 번 이상으로 다윈의 주황색 머릿속의 이미지 조각을 맞춰내려면 적어도 20개보단 한참 많은 고개가 필요했다.


 다음 판은 옆에서 들려온 부드러운 목소리에 중지되었다.


 “검볼?”


 페니였다.


 순간, 검볼은 감정의 웅덩이 속으로 녹아들고는 그가 가장 아끼는 소녀를 향해 사랑스럽게 돌아섰지만, 그 애정 어린 헤벌쭉한 얼굴은 단번에 사라져 버렸다.


 페니 옆에 서 있던 이들은 카르멘과 몰리였다. 셋 모두 깊은 걱정에 잠긴 듯 했다.


 “검볼, 다윈, 혹시 테리 못 봤어?” 페니가 자신의 폼폼을 굳게 쥐며 물었다.


 검볼이 깊은 애정을 옆으로 치워 두고는 거리 주위를 돌아보았다. 그러나 부드러운 목소리를 가진 종이 곰은 그의 다른 친구들 가운데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페니, 미안하지만 걔가 어디 있는 진 모르겠어.” 그가 말했다. “너희 셋이랑 같이 펩 페스트 준비하고 있던 거 아니었어?”


 “응.” 페니가 걱정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방과 후에 체육관에서 만날 예정이었는데, 아직도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어.”


 그의 눈썹이 올라갔고, 다윈이 답했다. “테리답지 않은 일인걸.”


 “맞아.” 카르멘이 말했다. “걔는 항상 응원에 진지하게 임해왔고, 늘 미리 준비했었다구.”


 “걔가 없으면 우리 연습이 잘 진행될 수가 없어.” 몰리가 거리에 있는 사람들의 얼굴을 걱정스럽게 둘러보며 말했다.


 “혹시 걔 무대 공포증 있어?” 다윈이 의견을 제기했다. “가끔 부끄러움을 탄다고 들었는데.”


 “적어도 함께 응원할 때는 안 그래.” 몰리가 대답했다. “우리는 관중들을 마주할 때, 서로가 서로의 뒤를 봐 주지. 게다가 걔, 펩 페스트 얘기 들은 이후로 줄곧 그걸 기대해 왔었어.”


 ‘나도.’ 검볼이 생각했다.


 검볼은 상냥한 종이 곰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했지만, 테리가 응원에 늦을 리가 없다는 사실과 그녀가 아무 이유도 없이 자기의 친구들을 기다리게 하지 않을 거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그의 뇌리에 답이 스쳤고, 검볼은 숨을 멈추었다.


 두 번의 반복 전, 다윈이 그에게 주먹을 내질렀던 때에 그는 보건실에 갔었고 도착함과 동시에 테리가 오른쪽 다리를 절면서 걸어 나왔었다. 그는 그녀에게 괜찮은지 물어봤었지만, 그가 일으켰었던 화장실 사건 때문에 여전히 화가 나 있었던 종이 곰은 그와 말하려 하지 않았다.


 테리가 어떻게 다리를 절뚝거리며 갔는지 떠올리니 그는 속에서 걱정이 치밀어 올랐다. 검볼의 얼굴에 이 생각에 대한 걱정이 드러난 모양이었다. 왜냐하면, 현재로 돌아온 그는 페니가 “검볼 괜찮아?” 라고 하는 걸 들었기 때문이다.


 검볼이 정신을 차리고 급하게 답했다. “어, 괜찮아. 저기, 테리 말이야,” 그는 입을 열기 전에 생각을 하며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어쩌면 보건실에 가 있지 않을까 싶은데.”


 세 소녀들과 다윈이 그에게 놀란 얼굴을 지었다.


 “보건실?” 몰리가 말했다. “걔가 거기 왜 있을 거 같은데?”


 “글쎄, 이건 그냥 예상해본 거야.” 검볼은 당연히 이것이 추측이 아니란 걸 완벽히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어쩌면’ 무슨 이유나 일이 있어서 보건실에 갔을 수도 있지. 걔 거기 자주 간다고 들었거든. 알다시피, 종이로 살다 보면 그럴 수도 있잖아?”


 소녀들은 여전히 미심쩍어 보였고 잠시 침묵한 채로 있었다. 분명 가능성을 고려해보는 중이리라.


 “뭐, 예상이라도 지금 당장은 충분하겠지.” 카르멘이 결론을 내렸다. “가자, 얘들아.”


 그녀와 페니는 서둘러 다시 학교로 향했다. 몰리는 약간 느리게 움직이며 문 너머로 들어가기 전에 검볼을 어리둥절한 듯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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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쉬는 시간이 끝나자 거리에 종이 울려 퍼졌고, 검볼은 다윈과 함께 교실에 들어서며 환상 속에서 자기 마음이 노래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이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게 믿기 어려웠다. 세 번의 비참한 실패 끝에, 그는 마침내 펩 페스트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다. 더 좋은 일은 그가 페니의 응원을 보며 그녀를 향해 손의 감각이 남아나지 않을 때까지 박수갈채를 보낼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가 꿈꿔왔던 일이, 금요일에 소식을 들었던 날부터 그의 모든 관심을 사로잡았던 그 행사가, 마침내 현실로 다가왔다. 그가 곧 함께하게 될 현실로 말이다.


 검볼은 체육관 문 앞에 멈추어 사람들이 줄지어 들어가는 모습을 경이로운 듯이 쳐다보았다. 그의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고, 그는 이게 진정한 행복의 느낌이 아닐까 생각했다.


 “어, 검볼. 들어갈 거 맞지?” 다윈이 물었다.


 검볼은 정신줄을 잡으려 머리를 흔들고는 다윈과 함께 문 너머로 발걸음을 내딛었다.


 체육관은 재잘거리는 소리로 활기가 넘쳤다. 커다란 형광등 아래, 관중석이 각 학년에서 온 수다 떠는 무수한 학생들과 계속해서 들어와 자리를 찾는 사람들을 수용하고 있었다.


 다윈이 그들의 반 친구들이 모인 곳으로 길을 안내했고, 검볼은 주위의 낯익은 얼굴들을 알아보며 그를 따라갔다.


 티나와 (어떻게 한 건지는 몰라도) 헥터는 뒷줄에 앉아 있었고, 토바이아스와 바나나 조는 앞 자리 주변에서 농담 따먹기를 하고 있었고, 레슬리와 앨런은 뒷자리 주변에서 특유의 높은 목소리로 수다를 떨고 있었고, 보버트는 오초와 에그헤드들과 같이 있었는데, 다들 우쭐해 보였다.


 검볼은 가운데 줄을 향해 다윈을 따라 걸어 올라가며, 누군지는 잘 보이지 않았지만 어떤 사람과 얘기하고 있는 레이첼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 챘다.


 검볼은 웃으며 머리를 흔들었다. 물론 다윈은 자기 여자친구와 같이 앉고 싶어 할 터였다. 별 일 아니었다. 레이첼과 그는 아직 사이가 좋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검볼은 그녀가 그렇게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특히나 그녀와 다윈의 사이가 안정되기 시작한 무렵부터 말이다. 가장 중요한 건 그의 동생이 그녀를 좋아한다는 것과 그녀도 그를 좋아한다는 사실이었다. 그녀가 다윈을 행복하게 해 준다면, 검볼도 행복했다.


 그러나 레이첼이 알록달록한 머리를 돌려 검볼이 그녀가 누구와 말하고 있었는지 보게 된 순간 모든 행복이 거의 단숨에 증발해버렸다.


 검볼의 눈빛에 증오가 어리기 시작했고, 작은 핑크색 토끼가 고양이의 경멸 섞인 얼굴을 똑같이 따라했다.


 “거짓말쟁이, 좋은 하루 보내셨나?” 아나이스가 매섭고 독기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물론이지.” 검볼이 주먹을 쥔 채로 완고하게 받아쳤다. “특히 네 얼굴을 안 봐도 되서 말이야!”


 다윈과 레이첼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 갑갑한 분위기에 거북해하며 두 사람 사이를 떴다,


 아나이스와의 유치한 말다툼이 시간 낭비라고 판단한 검볼은 팔짱을 낀 채 자리에 앉아 체육관 바닥을 주시했다. 그의 상상이 앞으로 무엇을 보게 될지 기대하기 시작했다. 그가 지난 세 번의 반복 동안 일을 크게 그르치지 않았다면 보았을 것들을 말이다. 그가 방과 후에 학교에 남아 있었던 동안에 들었던 박수와 함성소리는 펩 페스트가 정말 괄목할 만한 행사라고 생각하게 했었다.


 검볼의 가슴이 굉장한 구경거리가 곧 시작한다는 사실에 부풀어 올랐다. 하지만 곧 그의 생각이 그에게 두려운 일을 상기시켰다. 바로 테리의 구겨진 다리였다.


 검볼은 이 사실이 문제를 일으키진 않을지 생각해보지 않았었다. 만일 테리의 부상이 정말 고통스러운 것이라면 페니와 친구들의 응원을 망치거나 그저 고민하지 않고 친구들의 응원을 자리에 앉아 지켜볼 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검볼은 몰리가 그들이 공연을 성황리에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테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던 일을 기억했기에, 일어날 지도 모를 일들을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그 불안감으로 인한 두통은 더욱 커져만 갔다.


 한편... 검볼은 두 번째 월요일의 펩 페스트 이후에 테리를 보았던 일을 떠올렸다. 그녀는 그들이  경기 준비를 위해 페니를 불러내었을 때 카르멘과 몰리 사이에 서 있었다. 그 날의 슬픔을 생각하면 그는 그리 크게 신경 쓰진 않았지만, 적어도 그의 기억 상의 테리는 괜찮아 보였다.


 검볼은 손으로 머리를 누르며 스트레스를 치워내려 했다. 모든 일들이 틀림없이 잘 될 것이다. 페니의 상처받은 마음을 빼고는, 그가 없었던 지난 세 번 동안 펩 페스트는 성황리에 마무리되었었다. 이제 와서 그 사실이 바뀔 이유가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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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시 정각이 되자 체육관의 모든 관중석이 학생들로 가득 찼다. 검볼은 중앙 부근에 앉아 제일 왼편에 앉아 있는 치어리더들에게 시선을 몰두하고 있었다. 그곳에서는 페니, 몰리, 그리고 카르멘이 테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검볼은 앞을 가로막은 관중들의 뒤섞인 머리 때문에 그들의 표정을 알아보긴 어려웠지만, 그가 보기에는 다들 괜찮은 것 같았다. 페니의 격려하는 듯 한 얼굴과 몰리가 테리의 어깨를 토닥이는 모습은 아마 그냥 다가올 행사에 대한 준비였을 것이다. 적어도, 그게 검볼이 간절히 바라는 일이었다.


 검볼은 무릎을 움켜쥐고는 모든 일이 다 잘 될 거라고 계속해서 되뇌고 또 되뇌었다. 페니는 괜찮을 거라고 말이다. 하지만 아무리 되뇌어도 그의 마음은 걱정을 떨쳐내기를 거부했다. 이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 테리의 부상과 이로 인해 무슨 일이 벌어질까에 대한 두려운 생각. 둘째, 캐리가 그의 바로 뒷자리에 앉았고 이제는 그의 어깨 위를 망령처럼 떠다니고 있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도, 셋째, 수년간, 그리고 지난 세 번간의 반복을 통해 증명된 검볼의 운은 부러진 목발만큼이나 그 운명이 자명하다는 사실. 참으로 명백하고 불행한 진실이었다.


 그러나, 그가 더욱 초조해하기도 전에, 정말 커다랗고 깊은 영광의 외침이 체육관 전체에서 터져 나왔고, 모두가 이를 향해 놀란 시선을 보냈다.


 펩 페스트가 시작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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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건 모두를 위한것입니다. 기다리게 해서 다시 죄송합니다.

 여러분의 의견은 제게 의미있으며 제가 글을 계속 쓰는 동기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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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B]

 

 뭔가 7장은 다른장보다 비교적 짧게 느껴져서 빨리 끝냈네요,  뭔가 좀더 시리어스해질려면 몆장을 더 지나야 하는데

 빨리 하고싶은데 역시 너무 많네요.

 제가 글같은걸 많이 안써봐서 모르겠는데, 나레이터 같은거 적을때 반말로하는게 좋을까요 지금처럼 존댓말로 하는게 좋을까요? 둘다 다른부분에서 조금씩 어색하게 느껴지는지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의견들을 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제목이랑 맨 앞부분은 렘피님의 글을 참조했습니다. 지우라고 하신다면 지울게요.)

 제가 번역은 초짜라 번역한것은 끼워맞추거나 오역, 오타, 적절하지 않은 표현이 있을수 있습니다. 미숙하지만 즐겁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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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P]


중간에 유의어 사전의 번역에 관해서 말씀드리자면 유의어의 제시와 나열 방식은 원문의 형식을 따랐고, 용언의 표기는 국어사전의 기본형인 ‘–다’ 형태를 따랐습니다. 6장에서 눈치 채셨는지는 모르겠지만 가독성을 위해 단락마다 들여쓰기를 해두었습니다. 간혹 문장이 뭉쳐 있는 부분에서 약간이나마 도움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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